본문 바로가기
두들낙서/음악

[주관적인 화성학] 5. 코드의 구성

by 두들낙서 2019. 3. 18.

주의: 이 시리즈는 독자적으로 화성학을 연구하며 알게 된 것들을 바탕으로, 실제 화성학 이론을 주관적으로 해석한 내용입니다. 정식 화성학 이론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코드(chord)는 3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들리는 것을 말한다. 난 이 정의를 좀더 엄격하게 하고 싶다.

 

코드의 필수 요소

내가 생각하는 코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근음이 있어야 한다.
  2. 5음이 있어야 한다.
  3. 3음이 있어야 한다.

근음은 코드의 뿌리가 되는 음이다. 코드의 구성 음 중 알맞게 하나를 고르면 그게 근음이다.

5음이란, 근음에서 5도만큼 올라간 음을 이야기한다. 단, 증5도(단6도와 같음), 감5도(TT)도 특별히 5도로 인정한다.

3음이란, 근음에서 장3도 또는 단3도만큼 올라간 음을 말한다. 단, 감3도(장2도와 같음), 증3도(4도와 같음)도 특별히 3도로 인정한다.

이 음들은 필요에 따라 옥타브를 자유롭게 이동해도 된다.


내 정의에 의하면, 다음은 코드가 아니다. 레, 미, 솔 중 어느 것을 근음으로 생각해도 3음과 5음이 생기게끔 만들 수 없다.

다음은 FMaj라는 코드이다. (파를 근음으로 보면, 라가 3음, 도가 5음)

다음은 코드가 아니다. (실제 화성학 이론에서는 power chord라고 부른다.)

다음은 Eb7이라는 코드이다. (미b을 근음으로 보면, 솔이 3음, 시b이 5음)

다음도 Ebm7(b5)라는 코드이다. (미b을 근음으로 보면, 솔b이 3음, 라는 감5도이므로 특별히 5음으로 인정)

왜 굳이 이렇게 엄격한 정의를 쓰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차차 설명하겠다.

 

코드의 성질

코드는 세 가지 성질을 지니고 있고, 그 성질에 따라 이름이 부여된다.

 

1. 근음 (root)

코드의 가장 뿌리가 되는 음이다. 코드의 이름 맨 앞에 온다. 예를 들어 근음이 '라'이면, A가 된다.

(혹시 모른다면, '라시도레미파솔'을 각각 'ABCDEFG'라 한다. 이건 엄밀한 설명이 아니지만, 모른다면 이렇게라도 알고 넘어가자.)

 

2. 분위기

내가 만든 용어다. 코드의 분위기는 5음과 3음이 결정한다.

코드가 피자라면, 근음과 5음은 빵(도우)과 치즈에 해당한다. 3음은 토마토 소스에 해당한다.

피자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될 것이 빵과 치즈이듯이, 근음과 5음은 코드의 필수적인 요소다. 이들은 코드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3음도 내 기준에선 필수적이긴 한데, (피자에서 소스는 필수적일까? 이건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근음과 5음에 비해 변형이 쉽고, 개성을 많이 탄다.

앞으로 이 주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할 거다.

 

3. 색깔 (맛깔)

이것도 내가 만든 용어다. 이 성질은 선택적이다. 즉 7음이나 9음(9도 화음이라니? 나중에 설명하겠다.) 등을 원하면 선택적으로 사용하여 코드에 색깔을 입힐 수 있다.

피자로 치면 토핑이다. 아무 토핑 없이 빵, 치즈, 소스만 있어도 피자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토핑이 있으면 더 맛있다. 코드의 제일 기본적인 느낌은 근음(빵)과 분위기(치즈, 소스)가 결정하지만, 거기에 올리는 토핑에 따라 코드의 느낌이 더 섬세해지고 맛깔나진다.

 

예를 들어보자

난 코드의 종류를 다음과 같은 트리로 나타내는 걸 좋아한다. 여러 코드의 종류 중 가장 메인이 되는 일부만 맛보기로 소개해 보겠다.

근음에 완전5도(5도를 증,감5도와 구별하고 싶을 때 완전5도라 한다), 장3도가 더해지면 메이저 코드가 된다. 그리고 근음에 완전5도, 단3도가 더해지면 마이너 코드가 된다. 즉 근음에 5도와 3도를 첨가해 '메이저'와 '마이너'라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이 두 분위기가 음악에서 제일 널리 쓰인다. (경험적으로 현대 대중음악에 출현하는 코드 중 99%는 이 두 분위기 중 하나이다.)

여기서 더 맛깔을 내고 싶으면 메이저 코드에 장7음 또는 단7음을 더해서 각각 메이저 세븐스, 도미넌트 세븐스 코드를 만들 수 있고, 마이너 코드에 단7음을 더해서 마이너 세븐스 코드를 만들 수 있다.

마이너 코드에 장7음을 더하면 '마이너 메이저 세븐스'라는 이상한 이름의 코드가 되는데, 소리가 이쁘지 않아서 나머지 3개의 세븐스에 비해 잘 안 쓴다.

 

다음 글부터는 근음부터 시작해 분위기, 맛깔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