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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낙서/음악

[주관적인 화성학] 1. 화음의 기원

by 두들낙서 2019. 3. 13.

주의: 이 시리즈는 독자적으로 화성학을 연구하며 알게 된 것들을 바탕으로, 실제 화성학 이론을 주관적으로 해석한 내용입니다. 정식 화성학 이론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릴 때 피아노를 만지작거리다 우연히 작곡이라는 걸 시작하게 됐는데, 그렇게 야메로 작곡을 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난 음악을 들을 때 코드 전개를 굉장히 유념해서 듣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드란 이런 것이다"라는 나름의 규칙들을 만들어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 내용들을 한번 적어보려 한다.

 

간단한 정수비가 화음의 근원

먼저 화음의 원천(?)이 어디인지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조화로운 화음은 두 음의 진동수가 간단한 정수비를 이룰 때 발생한다. 간단한 정수비를 갖는 두 음을 발생시키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관을 예로 들겠다. (다른 물체로도 할 수 있지만 관이 제일 단순하다.)

사실은 물리학인데, 긴 설명은 생략하고 관을 불었을 때는 "반파장이 관의 길이와 같은 정상파"가 발생한다. 이런 소리의 진동수를 f라 하자.

관을 좀 더 세게 불면 진동수 f인 소리는 더이상 나지 않고 "반파장이 관의 길이의 1/2인 정상파"가 발생한다. 물리학을 배웠다면 진동수가 파장에 반비례한다는 걸 알 것이다. (v=λf에서 v는 음속으로 일정하다.) 따라서 이 소리의 진동수는 2f이다.

이런 식으로 관을 세게 불면 불수록 f, 2f, 3f, 4f, ...에 해당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들의 비는 간단한 정수비이므로 화음이다. (이 '기본 진동'들을 잘 조합하면 음색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그건 완전 다른 얘기다.)

 

진동수 비에 따라 화음의 느낌이 달라진다

화음은 그 진동수의 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진동수 비가 단순하다는 것은 안정하다는 뜻이고, 진동수 비가 복잡해질수록 불안정해진다. 우리 귀가 듣기에 그렇다는 거다. (소리를 해석해야 하는 뇌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비가 복잡할수록 뇌도 힘들 것이다.)

1:2의 경우, 우리는 이걸 한 옥타브라고 한다. 옥타브는 매우 매우 매우 안정하다. 얼마나 안정하냐면, 옥타브 차이가 나는 음들은 '높이는 다르지만 같은 음'처럼 들린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는 그냥 들어보면 안다.

2:3의 경우, 5도 화음이라 부른다.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여기서 설명하지 않겠다.) 옥타브와는 달리 분명 다른 음으로 들리지만, 그래도 굉장히 안정감 있는 화음이다.

2:4의 경우는 약분하면 1:2와 같고, 2:5와 같이 2배 이상 차이나는 화음들은 한쪽에 2를 곱해서 4:5처럼 생각해도 된다. (어차피 2배 차이 나는 음은 '같은 음으로 들리기' 때문에)

3:4 또한 안정하다. 불안정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맥락 없이 이 화음 자체만 들었을 땐 분명 안정한 화음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4를 2로 나누면 3:2인데, 이건 5도 화음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3:4는 4도 화음이라 부른다.

이제 1~4까지의 수만을 사용한 화음은 끝났다. 이 화음들은 안정감 있기 때문에, 코드의 가장 기본 베이스 (피자로 치면 빵 정도)가 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이 베이스마저도 깨는 코드들도 많이 있다.)

그다음 3:5와 4:5가 있는데, 4:5 먼저 보자. 이제 좀 컬러풀(공식 용어 아님)한 화음이 나오기 시작한다. 4:5는 장3도 화음이라 한다.

3:5는 3에 2를 곱한 5:6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겠다. 4:5랑은 다른 '컬러풀함'이다. 이 화음은 단3도라 한다.

이러면 1~6까지를 조합하여 만들 수 있는 정수비는 다 만들었다. 7부터는 서양 음악가들은 조화로운 화음으로 보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왜냐하면 서양 음악을 500년 넘게 지배해온 도레미파솔라시를 1~6까지의 비율로 잘 조합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라:도 = 도:미:솔 = 솔:시:레 = 4:5:6 이다. (옥타브 차이는 무시)

 

정리하자면,

1:2 (옥타브): 매우 매우 매우 안정해서 같은 음처럼 들림

2:3 (5도 화음): 안정

3:4 (4도 화음): 안정

4:5 (장3도 화음): 컬러풀

5:6 (단3도 화음): 다른 느낌의 컬러풀

 

다음 글에서는 화음들의 이름이 왜 저렇게 정해졌는지를 설명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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